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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안의 우주

두 손은 두 눈이다.

by 에밀레 2009. 12. 25.


-서울맹아학교 아이들과의 사진교류작업-이 작업에는 두 가지 과정이 있습니다. 하나는 서울맹학교 아이들이 사진을 통해, 그들이 평소에 어떻게 느끼고 뭣을 보고 있는지를 표현해서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 또 하나는 그 사진을 만져서도 확인할 수 있게 입체적으로 인화해, 촬영자인 아이들과 같이 감상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사진을 찍고 그것을  우리가 입체적으로 인화하는 것은 하나의 사진을 같이 만드는 공동 작업이고, 그것을 같이 감상하는 것은 공유 작업입니다. 카메라와 사진은 그 소통의 매체가 됩니다. 저는 사진을 찍는 사람으로서 사진이 가진 가능성을 믿는 마음으로 이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남바코지-




그가 한국에서 살아온 지 8년, 나와 함께 한 시간은 4년 되었다.올해 말 그가 한국을 떠나 일본 고향으로 돌아간다. 자신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방랑벽이 유전적으로 내려왔는지 그는 젊은 시절을 자유롭게 떠돌며 많은 것을 보고 배우는 삶을 살았다. 그런 그에게 몇 해 전 부터 연로한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라고 권유했다. 그럴때 마다 그는 "젊은 시절의 아버지처럼 세상을 떠돌며" 더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다 올해 봄, 불현듯 고향에 갖다가 온 후 집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했다. 그동안 그는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최소한의 생활비로 생활하면서 많은 사람과 교류했다. 8년 전 한국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와 나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의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다. 일본군위안부 역사관에서 자원 활동가로 일하던 치즈꼬라는 여성을 통해서 우리는 서로 알게 되었다. 그 후 그와 나는 술친구가 되었고 그가 내 작업의 코디네이터로 일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와 줄곧 손을 놓지 않고 해온 작업 중 하나가 시각장애 아이들에 관한 다큐멘타리였다. 이번 사진 작업은 해태 갤러리에서 19일 부터 열리는 "손끝으로 보는 조각전"에 소개될  예정이다. 공동 작업으로 하되 이번 전시에 출품될 사진 작업을 그가 이끌어가는 것으로 했다. 영상 작업은 보조적인 것으로 하고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사진" 작업이 전시되도록 하자고 의기투합을 한 셈이었다. 그가 한국에서 나와 함께 한 4년, 의미있는 일 하나가 그에게 남기를 바랐다.  
"Seeing with the Heart"-2년 동안 4회. 격년으로 열리는 변하지 않는 "손끝전"의 주제어다. 이 주제어는 그와 나, 우리가 서로 4년 동안 친구로써 나누어 온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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