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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TRV-900, 명품의 은퇴

by 에밀레 2009. 12. 30.


TRV-900은 명품이다.  
이 카메라는 여러 나라의 많은 다큐 제작자들의  손에 들려 중동 전쟁을 생생하게 전했다. 내가 처음 개인 비디오로 손에 쥔 카메라다. 나와 10여 년을 함께 했다. '1400년 만의 귀향, 선광사 비불' 다큐를 이 카메라로 찍었다. '우리도 로댕을 즐길 권리가 있다.' 다큐도 이것으로 찍었다.  임옥상 화가의 '당신도 예술가 프로젝트' 한젬마의 영상 작업도 이 카메라와 함께 했다. PD 150 등 성능이 좋은 디지탈 카메라가 나와 서서히 그 자리를 내줬지만 보조 카메라로 나는 이 카메라를 종종 사용했다. 

둔탁하고 무거운 바디, 별 기능이 없는 작은 렌즈, 큰 액정 화면. 
요새 카메라에 비하면 그야말로 볼품없는 카메라다. 그러나 10년 동안 이 카메라 헤드를 단 한차례 손을 대 본적이 없다. 그렇게 나와 함께 했던 이 카메라를 코지가 일본으로 갈 때 가져갔다. 코지도 이 카메라로 여러 작업을 했다. 일본에서 당장 카메라를 구할 수 없는 형편의 코지가 필리핀 위안부 할머니 다큐를 이 카메라로 찍었다. 그리고 친구 결혼식 영상을 마지막으로 이 카메라의 은퇴 영상을 제작했다. 

'시에(신부)와 타이치(신랑)의 영화'  

 http://tvpot.daum.net/clip/ClipViewByVid.do?vid=ua2vyQA_R8s$


남바코지의 글-
위 영상에 하늘이 비친 부분에 왼쪽 위를 보면 검은색 점이 보입니다 .이것은 카메라 렌즈 안에 들어간 먼지(아니면 공팡이)라 후드나 필터를 분해해도 제거 할 수 없습니다. 그외 촬영중에 블럭노이즈, 음성끊김 등이 가끔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TRV900은 세영씨가 애용했고 저도 많은 작업을 함께한 명품 카메라이지만 이제 슬슬 은퇴시킬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메이킹에는 이동안 수고가 많았던 TRV900을 대대적으로 보여주면서 은퇴작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일이 들어오기 전에 새 카메라를 준비해야 하는 고민이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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