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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와 인류

HoW & Far Food?

by 에밀레 2010. 1. 2.


돼지의 쓰임새가 음식에 머무르는 것만은 아니다.
 탄약, 자동차 페인트, 비누, 가루세제, 도자기, 담배, 기차 브레이크 등등,
상상조차 어려웠던 다종다양한 제품들이 돼지를 원료로 탄생한다.

“기본적으로, 지구를 보살피는 첫 번째 단계는 우리의 물건들이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아는 데 있다.
크리스티엔 메인데르츠마.
익명의 돼지 05049란 책머리 설명이다.

존 헤스켓은 그녀의 책이 지니는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오래 전, 지도 학생들이 시카고 남부 빈민가의 어린이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그러다 알게 된 사실은, 아이들은 닭이 살아 있는 생물이라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닭이 공장에서 포장되어 나오는 그것, 이라고 생각했다.”

원재료에서 최종 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단계들이 존재한다.
메인데르츠마는 그렇기에 어떤 제품이 어떠한 방식으로 탄생하는지 알기가 점점 힘들어진다고 이야기한다.
 “돼지 농장주들 역시 돼지로 만들 수 있는 제품들에 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들 조차도 자신들이 기른 돼지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돼지 한 마리로 재구성한 원재료, 제품, 생산자, 소비자의 연계 고리.
 ‘돼지 05049’의 최종 쓰임새란 어쩌면 디자인 사유를 위한 먹거리로서인지도 모른다.

Far Foods
슈퍼마켓의 식품 코너를 지나다 보면, 이 식품들의 기나긴 여정이 새삼 놀랍게 느껴진다.
싱싱해 보이는 포도 한 송이가 때로는 지구 반바퀴를 돌아 오며,
주홍빛 연어의 고향은 알고 보면 저 먼 북극해이다.
제철과일에 대한 감이 사라진 것은, 바로 이 거대한 여정의 결과다.
그리고 이 편의의 이면에는 쌓여가는 탄소배출량이 자리잡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로컬 푸드’를 선택하는 이유인 것이다.

슈퍼마켓 식품을 위한 대안적인 패키징 디자인.
제임스 레이놀즈(James Raynolds)의 ‘파 푸드(Far Food)’는 매우 간단한 아이디어에 근거하고 있다.
해당 식품의 원산지와 이동 거리를 제품 라벨에 큼직하게 표시한 것이다.
“원산지: 볼리비아. 6,258마일을 이동했음.”
“이 토마토는 항공편과 대형 트럭으로 6,866마일을 이동했으며,
이 과정에서 5,100g의 탄소가 대기에 방출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정보들이 제품 라벨은 물론, 영수증에도 표시된다.
여행이라는 모티프에 근거해, 영수증은 비행기표 스타일로 디자인되어 절취선까지 들어 있다
‘파 푸드’는 이처럼 음식이 지금 이 곳에 도달하기까지의 여정을 환기시킨다.
 ‘파 푸드’의 디자이너 제임스 레이놀즈는 킹스턴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으며,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런던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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