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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고려대장경은 별이다.

by 에밀레 2010. 1. 15.

             -조각가 김연의 작품 어느 날  조가가 김연 씨가 메일을 보내왔다. 메일에 첨부된 사진이 바로 이 사진이다. 빛의 조각전을 준비하면서 도록에 포함될  사진을  보내왔다. 난반사 하는 빛을 실은 배,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진 중 이 사진 한 장을 포개어 넣었다.

 


고려대장경은 별이다. 아주 오래 된 미래에 우리에게 씌어진 우주의 편지이며 밤 하늘에 떠 있는 별이다. 그것은 고려대장경이 판각된 칠백육십 년 전으로부터 우리에게 온 것이 아니라 무한한 세계, 우주의 생명과 세계관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은 우주를 대생명체로 보고 그 안에서 무수한 생명체가 끊임없이 성주괴공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보았다. 태양과 달과 지구 그리고 은하계, 그 은하계의 은하계의 은하계의 은하계…

밤하늘을 쳐다보면 우리는 무한한 것을 만나게 된다. 이러한 무한 은 인간에게 두려움을 준다. 욕계, 색계, 무색계. 그 하나의 세계. 그것을 일천 개로 묶은 소천세계의 일천 소천세계를 십의 세제곱한 세계. 삼천 대천의 세계. 이 세계를 망원경으로보면 범하늘의 별과 같다.

 

우주란 무엇인가. 우주란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존재하는 ?모든 것? 이다. 밤하늘을 쳐다본다. 아주오래 전 길 떠났던 별이 하나 스러진다. 기묘한, 차가운, 하얀, 흠이 없는 빛이었다.

 

별은 왜 반짝거리는가? 별은 왜 아름다운가? 10여년전  화성이란 별에 인간이 쏘아올린 무인 우주선이 도착했다. 그 우주선의 이름은 패스파인더호였다. 패스파인더호의 화성 착륙. 나는 오랫동안 잊었던 한 과학자를 떠올렸다.

칼세이건-나에게 우주라는 말을 가르쳐 준 칼 세이건. 그는  하나의 별이 되었다. 미국 과학자들은 이번 회성 착륙성공을 그에게 돌린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그리고 패스파인더호를 칼세이건 기념기지로 새로 명명했다.

그는 말했다. 별은 아름답다고,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 가운데 하나가 바로 푸른 지구라고 말했다. 생명이 살고 있는 푸른지구, 그는 인간과 나무가 친척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나무와는 확실히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고 사물을 본다. 그러나 생명의 분자 심장부 깊숙한 곳에서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나무와 같다고 말했다. 인간과 나무는 똑같이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데 핵산을 사용하고 세포의 화학반응을 제어하기 위한 효소로 단백질을 사용하고 있다고 그는 나에게 말했다.

 

 지구의 나무와 인간은 닮아 있다. 나무의 마음으로, 나무의 눈으로 사물을 느끼고 볼 수는 없는가. 인간과 나무의 생명 신비를 가르쳐 준 그 때, 그는 나의 이십대 초반 끝에 있었다. 그런 그가 다시 나에게 다가온 것이다.



 언제나 밤하늘에는 별이 반짝인다. 그 별들은 몇 천만년 사이에 태어났다가 다시 죽어간다. 그리고 다시 별들은 태어난다. 나는 별이 된 그의 꿈과 신념을 믿는다. 가없는 시공의 여행을 떠난 그는 바로 그의 「코스모스」란 책 첫머리에 쓴 글처럼 길을 떠난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애초에 우주의 방랑자였다. 나는 그가 새로운 미래를 찾아 떠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아주 오래된 미래로 그 향해를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인류가 화성에 도착한 것도 아주 오래된 그 미래. 그 항해 끝에서 생명의 신비와 존재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 별은 무엇인가, 별은 왜 반짝이는가, 별은 왜 아름다운가? 인간은 우주의 방랑자로서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는 우주의 방랑자다. 그리고 묻는다. 아주 오래된 미래 우주를 향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 생명의 신비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와 똑같을지도 모르는 생명체가 살아 있는 우주를 향해 그 길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지구, 달, 태양계에서 더 나아간 은하계를 향한 인간의 노력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인간의 노력은 우주에서 우리와 교신할 상대는 있는지에 관심이 모아져 지금 호주의 광막한 사막 한가운데서 시도되고 있다.

 


세티SETI 우주계획 피닉스타는 우주전파통신으로 외계에서 오는 모든 통신을 수신하고 있으며 그 기록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브리태니커사전 분량의 모든 내용을 몇 주일 만에 다른 항성 주위의 행성 천문대에 보낼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우주 어디선가 시작되어 온, 그러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전파가 아주 먼 우주에서 미약하게 전달되어 잡히고 있다. 우주에서는 전파 통신 방해를 받지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전파속도는 빛의 속도와 똑같은 속도로 나아가 항성간 아주 멀리 떨어진 서로 다른 행성에서 수신이 가능하다. 태양계를 벗어난 곳에서우주선이 보내오는 소리를 지구에서 다섯 시간 만에 감지할 수 있다고 하니까 정말 놀랍다. 또한 우주 상공에 띄운 허블망원경으로 오리온좌 별의 그 신비롭고 신성하며 아름다운 모습을 상세히 볼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매일 밤 보는 북두칠성의 별 모습을 마치 가까이서 찍은 듯한 사진처럼 볼수도 있다.


그 북두칠성 사이에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별들이 자리하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으며 심우주 공간에 떠 있는 그 하나하나 의 별들이 영롱하게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허블망원경으로 심우주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지구와 똑같은 환경을 지닌 행성을 찾기 위해서이다. 우주공간에는 생명을 만들어 낼수 있는 중간정체가 무한의 시간속을 떠다니며 생명으로 태어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것이 푸른 지구의 환경에서처럼 물, 공기를 만나 생명체로 태어나고 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화를 거듭한 그들이 문명을 계속적으로 유지했다면 우리와 교신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는 왜 이러한 우주의 길을 떠난 것인가. 바로 지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지금 지구의 환경, 인구 등의 문제를 우주의 어떤 곳에서 극복한 또 다른 생명체를 만나서 그 해결 과정을 알고 싶어하는 것이다. 결국 인간이 우주로 간 것은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보이저호를 기억할 것이다. 지구의 문자, 언어, 안녕하세요라는 우리 인사말과 함께 육십개국의 인사말이 담긴 컴팩트디스크, 공장, 도시, 아프리카의 동물들, 인간의 남자와 여자, 그리고 여자의 몸 속에 잉태되어 있는 생명, 그 모든 것을 싣고 보이저호는 우주의 광막한 무한한 시간 속으로 길을 떠났다. 그 보이저호는 지구로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보이저호가 보내 오는 우주 여행자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지구로 전달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이 보이저호처럼 아주 오래 된 미래로 길 떠난사람들이다. 우주의 중심은 어디인가? 우주에는 그 끝이 있는가?

 

나는 우주의 바닷가에서 자라나 자기를 인식하는 인간이 되었다. 이제 나는, 인간이 인간의 기원에 대해서 생각하고 푸른 지구의 생명을 생각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별의 산물이 별을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아, 별이 보이지 않는다.

캄캄한 밤하늘, 그너머 보이지 않는 별이 흐른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부터 왔는가?

 

고려대장경을 실은 배가 서강에서 떠날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뱃길을 이용해 해인사로 갈 예정이다. 그 배가 고려대장경을 싣고 아주 오래 된 미래, 오늘 우리에게 당도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더 먼 우리들의 후손, 그 오래 된 미래로 항해해 가는 길임은 더더욱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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