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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딧세이 세한도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천하를 유랑한 그림, 세한도. 세한도에는 시공간을 넘어선 백년 여정이 담겨 있다. 서양의 캔버스 문화에서는 담을 수 없는 동양 두루마리 그림만이 지닐 수 있는 독특한 문화 형태로 남아 전한다. 1844년 제주 유배지에서 그려진 세한도는 추사의 제자 이상적에 의해 당대 최고의 청학자들과의 국제적 교류 속에서 천하를 유랑했다. 그 후 1943년 말 추사의 연구자인 후지츠카에게 양도받아 전쟁의 폭격 속에서 간신히 소실을 면한 세한도가 이 땅에 돌아올 때까지 백 년 동안의 행로 또한 만만치 않다. 처음 108Cm의 두루마리 그림은 10미터가 넘는 발문이 적힌 그림이 되었다. 1945년 독립운동가이자 추사 연구자인 오세창의 발문이 마지막으로 쓰여 진 후 남겨진 여백은 아직도 후세의 발문을 기.. 2010. 1. 18.
고려대장경은 별이다. -조각가 김연의 작품 어느 날 조가가 김연 씨가 메일을 보내왔다. 메일에 첨부된 사진이 바로 이 사진이다. 빛의 조각전을 준비하면서 도록에 포함될 사진을 보내왔다. 난반사 하는 빛을 실은 배,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진 중 이 사진 한 장을 포개어 넣었다. 고려대장경은 별이다. 아주 오래 된 미래에 우리에게 씌어진 우주의 편지이며 밤 하늘에 떠 있는 별이다. 그것은 고려대장경이 판각된 칠백육십 년 전으로부터 우리에게 온 것이 아니라 무한한 세계, 우주의 생명과 세계관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은 우주를 대생명체로 보고 그 안에서 무수한 생명체가 끊임없이 성주괴공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보았다. 태양과 달과 지구 그리고 은하계, 그 은하계의 은하계의 은하계의 은하계… 밤하늘을 쳐다보면 우리는 무한한 것을 만.. 2010. 1. 15.
촉각을 통해 오감을 만나고 세상을 만난다 미쯔시마 타카유키-시각장애 화가 본다. 보는 것은 사물을 인식케 한다. 따뜻하다. 아름답다. 부드럽다. 깨끗하다. 뜨겁다. 차갑다. 눈으로 보는 것은 즉각적으로 그 느낌을 전달하고 표현한다. 나무는 나무다. 여름의 나무는 푸르다. 책상은 책상이다. 나무 책상은 갈색이고 따뜻하다. 보는 언어가 바로 그 사물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약속으로 정해졌다. 그럼 보이지 않는 바람은 어떨까? 꿈은 어떨까? 바람도 꿈도 우리는 언어의 약속으로 정했다. 그래서 볼 수 있다고 믿는다. 언어의 약속, 약속의 언어로 우리는 바람을 보고 느낀다. 201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으로 미쯔시마 타카유키가 다시 서울에 올 예정이다. 그와 함께 조각가, 화가, 사진가, 일반인들이 웤샾을 연다. 이 프로젝트는 창작그룹 스폰치가 개최.. 2010. 1. 10.
HoW & Far Food? 돼지의 쓰임새가 음식에 머무르는 것만은 아니다. 탄약, 자동차 페인트, 비누, 가루세제, 도자기, 담배, 기차 브레이크 등등, 상상조차 어려웠던 다종다양한 제품들이 돼지를 원료로 탄생한다. “기본적으로, 지구를 보살피는 첫 번째 단계는 우리의 물건들이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아는 데 있다. 크리스티엔 메인데르츠마. 익명의 돼지 05049란 책머리 설명이다. 존 헤스켓은 그녀의 책이 지니는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오래 전, 지도 학생들이 시카고 남부 빈민가의 어린이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그러다 알게 된 사실은, 아이들은 닭이 살아 있는 생물이라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닭이 공장에서 포장되어 나오는 그것, 이라고 생각했다.” 원재료에서 최종 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2010. 1. 2.
재인폭포상회 프로젝트 하정수 화가의 포탄밥 그는 다락터 사격장에서 포탄 파편을 배낭에 넣어왔다. 한 상을 차려 놓았다. 포탄 고철을 팔아 밥을 먹었던 사람들. 고문 2 리 사람들의 '포탄밥'이다. 이 프로젝트를 끝내고 정리한 자료집 표지에 기획의도가 실렸다. ▼ 문미희 화가가 책 전반의 편집을 맡았다. 표지 그림도 그가 그렸다. 책 제목은 각심(刻心), 서예가이자 전각가가 題字를 해주었다. 재인폭포의 큰 물줄기가 힘차게 표현됐다. '폭' 한 자를 저렇게 빼뚜룸이 놓고 재인폭포의 산과 물줄기를 다 담았다. 평상시 그의 모습은 담수된 물처럼 조용하다. 재인폭포의 물웅덩이를 보면 그가 생각난다. ▼2009년 12월 17일부터 ~31일까지 의정부 문화살롱 공에서 재인폭포상회 프로젝트 아카이브전을 열었다. 다큐 영상이 상영되었다. 기.. 2010. 1. 1.
TRV-900, 명품의 은퇴 TRV-900은 명품이다. 이 카메라는 여러 나라의 많은 다큐 제작자들의 손에 들려 중동 전쟁을 생생하게 전했다. 내가 처음 개인 비디오로 손에 쥔 카메라다. 나와 10여 년을 함께 했다. '1400년 만의 귀향, 선광사 비불' 다큐를 이 카메라로 찍었다. '우리도 로댕을 즐길 권리가 있다.' 다큐도 이것으로 찍었다. 임옥상 화가의 '당신도 예술가 프로젝트' 한젬마의 영상 작업도 이 카메라와 함께 했다. PD 150 등 성능이 좋은 디지탈 카메라가 나와 서서히 그 자리를 내줬지만 보조 카메라로 나는 이 카메라를 종종 사용했다. 둔탁하고 무거운 바디, 별 기능이 없는 작은 렌즈, 큰 액정 화면. 요새 카메라에 비하면 그야말로 볼품없는 카메라다. 그러나 10년 동안 이 카메라 헤드를 단 한차례 손을 대 본적.. 2009. 12. 30.